중도파도 눈물 짓게 한 모유 수유의 특별함 🤱
저는 하니를 낳을 때까지도 '모유냐, 분유냐' 정확한 노선을 정하지 못했어요.
'모유 먹일 수 있으면 먹이고, 어려우면 말지 뭐.' 정도 생각하는 중도파(?)였죠.
제왕절개 수술을 한 바로 다음날 오전, 걷자마자 걸려온 수유콜에 두말 없이 달려간 것도 모유수유에 대한 열정이라기보다는, 하니를 보고싶은 맘이었어요. 뿌연 유리창 너머로 보는 하루 두번의 면회는 성에 차지 않았달까요.
아무튼 급작스레 시작한 모유수유는 예상보다 훨씬 강렬한 경험이었어요.
끊어진 탯줄을 대신해 하니와 저를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긴밀하게 연결해주는 느낌이었죠.
작고 연약한 아기가 본능적으로 저의 가슴에 매달려 오물거리는 모습은 경이로웠고,그걸 보는 저의 마음은 충만해졌어요.
모유수유를 더 이상 이어가기 힘들다는 걸 직감했을 때 예상보다 훨씬 큰 상실감을 느낀 것도 처음 느껴보는 이런 감정들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나는 왜 모유 수유에 실패했을까? 🧐
오답 노트로 배우는 모유량 늘리는 법
제가 모유수유를 한 마지막 기록은 하니가 태어나고 한달 하고 하루 지난 날까지인데요. 그때까지도 유축량 기준으로 30ml를 넘겨보지 못했어요. 제가 모유 수유를 중단하던 시점에는 하니가 하루에 분유를 800ml 넘게 먹었는데, 저는 30ml 안되는 양을 주었으니 아주 미미한 양이었죠. 그치만 하니와 모유 수유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 그리고 메인 디쉬는 못주더라도 비타민이라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모유 수유를 근근이 지속하다가 중단했어요.
하니맘의 모유 수유 실패 이유 ✔️
1. 선천적으로 적은 모유량: 선천적 모유량이 적었어요. 아기 입장에서는 애를 써도 돌아오는 보상이 적은 셈이다보니 모유 수유에 유리하지 않는 조건이었어요.
2. 모호한 결심: 모유수유를 하겠다고 나서긴 했지만, 사실 그 결심이 굳건하진 않았어요. 모유량이 많아지면 젖몸살이 온다는데 어떡하지? 모유수유를 하면 외출 다운 외출도 못한다던데 괜찮을까? 같은 걱정이 앞섰죠.
3. 유두 혼동으로 인한 직수거부: 병원이나 조리원 모두 자연스럽게 부족한 모유를 분유로 대체했어요. 저는 서울 성모병원에서 출산을 했는데, 병원 시스템상 한 시간대 (15분이었던 것 같아요)에 한 명의 산모만 수유를 할 수 있었어요. 아기가 원할 때 다른 산모가 수유를 하고 있으면 수유콜을 하지 않고 분유를 줬고요. 조리원도 산모의 휴식을 위한 곳이다보니 아무래도 직수 보다는 제가 쉴 수 있는 유축이나 분유 수유를 권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아기는 점점 젖병에 익숙해지고, 젖병먹기보다 훨씬 힘들면서도 (30배 힘들다고 해요 ㅜ) 보상이 적은 모유 수유를 더더욱 거부하게 됐죠.
4. 직수보다 유축: 지금도 그렇지만 출산 직후에는 엄마로서의 자신감이 낮았어요. 그러다보니 아기가 모유 수유를 거부하는게 마치 저를 거부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직수를 하면 아기가 또 울지 않을까? 또 거부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직수를 피하고 유축을 하게 됐어요. 젖양을 늘리려면 직수를 해야하는 걸 알면서도요.
5. 새벽수유보다 숙면: 모유량을 늘리려면 새벽에 수유를 해야한다고 해요. 저는 이부분을 모르고, '조리원에서 잠을 충분히 자둬야 한다. 마지막 기회다(...)'라는 말만 많이 들어서(ㅜㅜ) 새벽 수유를 하지 않았어요. 이 부분은 저의 공부 부족이었습니다 ㅜ
하니맘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은 모유량 늘리는 법! ✅
1. 유축보다는 직수: 아기에게는 직수 위주로! 유축기는 젖을 비우고 모유량을 늘리는 용도로 사용하시기를 권해요.
2. 새벽 수유를 더 열심히: 낮보다도 새벽에 직수를 하시면 모유량을 늘리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3. 젖병 수유 피하기: 되도록 처음부터 젖병 수유 없이 완전 모유 수유 하시기를 권해요. 아무래도 모유량이 적을 수록 모유를 먹기 위해 아기가 많은 힘을 써야하기 떄문에, 젖병과 병행했을 때 모유 수유를 거부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어요. 모유 수유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으시다면 병원에서는 1인실을 사용하시거나, 24시간 모자동실이 가능한 병원(대학병원으로는 아산병원이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에서 출산하시길 바랍니다. 또 조리원에도 강력하게 이 부분을 이야기하시길 바라요.
4. 마지막으로 1~3을 실천하기 위한 준비물, 강력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글을 쓸수록 뭐니뭐니 해도 역시 모유수유 의지가 부족했기에 모유 수유에 성공하지 못한 것 같아요. 짧은 기간이지만 육아를 할수록 철저한 사전 공부와 그에 기반한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걸 배워요.
하지만 조리원 선생님이 위로해주셨던 것처럼 모유 수유는 육아의 시작에 불과하기에 너무 좌절하지 않으려 합니다. 대신 다른 과업에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의지를 다져보기로 해요.
하니야, 모유 수유를 성공하지 못했지만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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